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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을 누비다보면 옷에 무언가 잔뜩 붙죠?

끈끈한 놈, 따가운 놈, 까끌까끌한 놈.

대부분 봄부터 여름에 걸쳐 만든 씨앗들입니다.

우리를 천리마로 알고 꽉 붙잡고 놓지않는 거죠?

그러니 너무 성가셔하진 마셔요.

식물은 일생일대 단 한번만 이동이 가능하잖아요.

씨앗이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는 것으로 이동은 끝.

우리 몸에 붙는다는 건 일생의 꿈을 실현하는 순간인 거죠.

그 씨앗들에게 한번쯤은 연민의 정을 가져보심이 어떨지.

 

도깨비바늘, 미국가막사리, 파리풀, 짚신나물, 도꼬마리, 진득찰, 질경이...

형태는 달라도 이들은 정교한 부착 메카니즘을 갖고 있어요.

가시나 낚시바늘 끝의 갈고리(미늘) 같은 걸 만들기도 하고요.

끈끈한 화학물질을 갖고 있기도 해요.

우리가 ‘찍찍이’라 부르는 벨크로.

그게 바로 이런 씨앗의 형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죠. 

 

오늘 소개하는 ‘도둑놈의갈고리’도 마찬가지예요.

도둑놈은 제대로 된 길보다 샛길을 좋아하죠?

그런 도둑들에게 잘 달라붙는 갈고리라는 데서 유래했대요.

열매의 갈고리 모양 털이 사람이나 짐승에 붙는데요.

도둑놈처럼 몰래 붙어서라는 설도 있어요.

콩과 도둑놈의갈고리속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Desmodium oxyphyllum.

그리스어 desmos(쇠사슬)와 eidos(구조)의 합성어래요.

열매가 쇠사슬처럼 늘어서 있는 것에 유래한 거죠..

oxyphyllum은 ‘뾰족한 모양의 잎’이라는 뜻.

도둑놈의갈구리, 도둑놈갈쿠리, 도둑놈의갈쿠리, 도독놈의갈고리 등으로도 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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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나 들에 흔해요.

특히 산기슭 반그늘에 군락을 이루지요.

뿌리는 목질(木質)로 단단하고요.

줄기는 곧게 서며 위쪽은 가지를 칩니다.

높이는 60∼90cm.

잎은 어긋나고 작은잎이 3장씩 나와요.

작은잎은 달걀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거나 둔해요.

톱니는 없으며 뒷면 맥 위에 털이 있어요.

잎자루는 짧고 턱잎은 실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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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에 길이 3∼4mm인 연분홍색 꽃이 핍니다.

꽃이 작아 눈에는 잘 띄지 않죠.

화관은 길이 3mm 정도.

꽃받침은 얇고 꽃받침통은 입술 모양.

열매는 협과로 편평하고 2마디로 되어 있어요.

마치 선글라스 같이 생겼죠?

표면에 가시같은 미세한 털이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어요.

풀 전체를 가축의 사료로 쓴대요.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

사익을 위해 샛길로 들지 말라는 고사성어 생각나게 하는 풀.

인간이 이름 붙여놓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다?

조금은 억지스럽고 이상하긴 해요.

이름이 무엇이든 저 친구가 달라지는 건 없을 테니까요.

누구나 무엇으로 규정되는 건 썩 기분좋은 일이 아니죠?

자신이 규정하는 사람으로 자유롭게 사셔요.

 

부간산거사였습니다.

 

2013.10.29

 

피엔에프뉴스 / www.pn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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