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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다니다 보면 철 모르고 피어난 꽃들을 더러 보게 됩니다.

최근 개나리 꽃도 몇 송이 보았는걸요.

식물학자들은 이걸 ‘착각’일 거라고 해석하곤 합니다.

잠깐 추워졌다 따뜻해지면 봄인줄 안다는 거죠.

날씨가 오락가락인 초봄에 성급하게 피는 꽃이라면 모를까.

늦둥이 꽃에 대한 해석으론 좀 이상합니다.

그보단 ‘척후병(斥候兵)’이라 생각하면 어떨른지요.

기후변화에도 살아남으려는 야생성의 발로(發露)...

 

어미의 배에 젖꼭지가 많은 포유동물들 있죠?

한번에 여러 마리 새끼를 낳는 개나 돼지 같은.

그 중 가장 먼저 나온 새끼를 ‘무녀리’라고 해요.

‘말이나 행동이 좀 모자라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원래 ‘문열이’였다죠.

태(胎) 즉 자궁의 문을 열고 나온 놈이란 뜻이래요.

무녀리는 형제 중 가장 발육이 늦어 죽기 십상입니다.

문 열고 나오느라 힘을 다 써, 젖꼭지 쟁탈전에서 밀린다는 거죠.

발생학적으론 가장 먼저 나온 놈이 가장 늦게 수정된 거래요.

따라서 태내에서 이미 영양 불균형의 피해자였던 거죠.

포유동물의 무녀리와 식물의 늦둥이.

상상의 모닥불을 지피는 소재입니다.

 

어쨌거나 이런 늦둥이 꽃들은 뜻밖의 횡재한 느낌을 주곤 해요.

오늘 소개할 ‘장구채’ 꽃이 그러합니다.

여름에 한창인 녀석인데요.

엊그제, 여름보다 더 튼실한 꽃 매달고 있는 녀석 만났죠.

석죽과의 두해살이풀.

꽃의 통부가 볼록하고 긴 타원형 모습이 악기 장고를 닮아서래요.

장고초(長鼓草)가 당고새-당고재-장구채로 변했다는 거죠.

꽃모양이 장구를 치는 채를 닮았다는 설.

여루채(女婁菜), 견경여루채(堅梗女婁菜)라고도 한 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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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에서 자라요.

높이 30∼80cm.

마디는 검은 자주색이 돕니다.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 또는 넓은 바소꼴.

다소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해요.

길이는 3~10㎝, 폭이 1~3㎝.

꽃은 7월에 피고 흰색이며 취산꽃차례.

꽃받침은 통같이 생기고 끝이 5개로 갈라져요.

10개의 자줏빛 맥이 있죠.

꽃잎은 5개.

끝이 2개씩 갈라지며 꽃받침보다 다소 깁니다.

10개의 수술과 3개로 갈라진 1개의 암술대가 있어요.

열매는 긴 달걀 모양이며 끝이 6개로 갈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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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은 신장 모양.

어린 순을 나물로도, 국을 끓여서도 먹고요.

종자를 최유(催乳), 지혈, 진통제로 사용한대요.

생약명은 왕불류행(王不留行), 불유행(不留行), 전금화(剪金花), 금잔은대(金盞銀臺).

 

한 주일의 시작이죠?

전 이별을 준비하는 주입니다.

일기는 이번 주 중 끝맺으려구요.

물론 마지막 인사는 꼭 드리도록 할게요.

언제나 웃는 나날 되시길 빕니다.

 

부간산거사 배상.

 

2013.10.28

 

피엔에프뉴스 / www.pn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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