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핀테크, O2O 등 IT 업계에 디자이너에게 의사결정을 맡기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고객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바로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진 만큼, 디자이너가 지닌 사용자 관점의 역량이 제품의 성공 여부와 직결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서비스 성공의 든든한 조력자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고객도 직접 만나는 디자이너, 뱅크샐러드 박지수 CPO

국내 1위 자산관리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뱅크샐러드의 박지수 CPO(Chief Product Officer: 최고제품책임자)는 디자이너다. 그는 디자인팀 리더로 디자인적인 의사결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부문 총 책임자로 뱅크샐러드의 비전제시, 의사결정, 서비스 운영관리 등 기획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비스에 최적화 된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부분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며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박지수 CPO는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비전을 사용자 관점에서 쉽고 이해하기 편리한 디자인으로 해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알아야하는 10개의 금융정보가 있을 때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2개의 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10개 정보 모두를 노출하면서 2개를 본 것처럼 표현해 결국 소비자가 모든 금융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는 ‘완벽한 고객경험 구현’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고객도 직접 만난다. 분기마다 2~3번의 고객 인터뷰를 직접 진행함으로써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청취하고, 이를 서비스 운영 및 디자인에 반영한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는 “소프트웨어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고객에 맞게 정보를 효과적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전문적인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길러질 수도 있지만, 사용자의 니즈를 표현하는 부분은 디자이너만이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해 디자이너가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숙박을 넘어 문화 공간까지 디자인하는 야놀자 박우혁 CDO

지난해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에 합류한 박우혁 CDO(최고 디자인 책임자)는 세계 톱 클래스 건축회사 등 유럽에서 오랜 기간 쌓아 온 디자인 감각과 현대카드 수석 디자이너를 역임하며 습득한 디자인 기획력을 바탕으로, 야놀자 오프라인 디자인 언어를 정립하고, 공간혁신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 에이치에비뉴 이대점 등 야놀자 프랜차이즈를 통해 숙박시설이 단순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특성과 문화적 특수성이 반영되도록 하는 인테리어 콘셉트를 선보이며 주목 받고 있다. 또한, 네이버와 예스24와 협업해 부산의 복합문화공간 F1963에 문을 연 예스24의 중고서점 ‘F1963점’도 그의 작품.

디자인 업계에서 유명세를 자랑하는 이 서점은 박우혁 CDO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하고, 설계 및 시공을 야놀자가 담당했다. 앞으로 야놀자는 레저/액티비티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문화와 여가 공간에 대한 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디자이너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뱅크샐러드(좌), 야놀자(우) 앱 화면.jpg

▲ 디자이너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뱅크샐러드(좌), 야놀자(우) 앱 화면


■ 디자이너로 시작해 CEO 자리까지 오르다

디자이너로 시작해 CEO 자리까지 오른 인물들도 있다. 이번에 카카오 공동대표로 새롭게 취임한 조수용 대표와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디자이너 출신, 카카오 조수용 공동대표 신규 취임 ::: 지난 3월 카카오의 새로운 공동대표로 취임한 조수용 신임 대표는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네이버 이후 컨설팅전문회사를 창업해 독립한 뒤 광고·디자인·건축에서 브랜드 마케팅 분야에 이르기까지 독보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칸 국제광고제에서 두 번이나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카카오 브랜드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미니 등 새로운 서비스의 안착을 주도하기도 했다.
 

조수용 대표는 “이미지를 다루는 단순한 레이아웃 디자인에서 벗어나 특정한 컨셉과 창의적인 상황을 만드는 일을 해왔다”며, “그런 면에서 디자인과 경영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 :::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로 널리 알려진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도 디자이너 출신 CEO다.
 

김봉진 대표는 디자인그룹 이모션에서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해 네이버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6년여의 디자이너 생활을 거친 후, 2011년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해 현재까지 최고경영자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과거 디자이너 경함을 바탕으로 명함에 ‘경영하는 디자이너’를 새기는가 하면 기업경영에서도 창의성을 발현해 2030세대가 선호하는 B급 감성을 앞세운 국내 배달앱 1위를 탄생시켰다. 배달의 민족을 통해 우아한 형제들은 차세대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으며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 글로벌 시장도 디자이너 출신 종횡무진

해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에서는 이미 디자이너의 의사결정이 제품을 성장시킨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다.
 

애플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 CEO의 중요 의사결정을 함께 하다 :::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는 디자이너가 제품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CEO와 함께한 사례로 유명하다. PC의 복잡하고 많은 기능을 소비자의 감성 하나 놓치지 않고 작은 모바일 기기 안에 최적화 하면서 지금의 애플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 지금도 애플은 최고의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유저 인터페이스 및 심미성 등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매니아 층을 이끌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전 세계 2억명이 사용하는 에어비앤비도 멀티 디자이너 손에서 탄생 ::: 글로벌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도 디자이너 출신들이 만든 대표적인 서비스다. 미국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방이 필요한 관광객들을 집 주인과 매개해 주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이름은 자신들이 빌려준 공기침대와 아침식사에서 따온 에어베드&브렉퍼스트(AirBed & Breakfast)로, 이를 줄여 '에어비앤비'라고 지었다. 괴짜 디자이너로도 눈길을 끌었던 이들이 만든 에어비앤비는 현재 세계 최고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으며, 숙박 공유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가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피엔에프뉴스 pnfnews@pn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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